남의 재산을 부당하게 얻는 범죄가 사기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형법 제39장에는 사기와 함께 컴퓨터등 사용사기, 준사기, 편의시설부정이용, 부당이득, 공갈이 한 장에 묶여 있고, 어떤 죄명이 붙느냐에 따라 형의 범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이 글은 사기죄형량을 이웃한 죄명들과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서, 어떤 사실이 죄명을 가르는지와 그 결과 형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정리합니다.
여섯 죄명의 법정형 한눈에 보기
먼저 각 죄의 핵심 요건과 형법에 적힌 범위를 표로 모았습니다. 사기죄형량을 기준선으로 놓고 보면 이웃한 죄명들이 위아래로 어느 정도 떨어져 있는지 바로 드러납니다.
| 죄명(형법 조문) | 핵심 요건 | 법정형 |
|---|---|---|
| 사기(제347조) | 사람을 속여 재물이나 이익을 얻음 | 징역 20년 이하 또는 벌금 5천만 원 이하 |
| 컴퓨터등 사용사기(제347조의2) | 정보처리장치에 허위 정보나 부정한 명령을 넣는 등 | 사기와 같음 |
| 준사기(제348조) | 미성년자의 판단력 부족이나 심신장애를 이용 | 사기와 같음 |
| 편의시설부정이용(제348조의2) | 대가 없이 자동판매기·공중전화 같은 유료 설비 이용 | 징역 3년 이하, 벌금 500만 원 이하, 구류 또는 과료 |
| 부당이득(제349조) | 곤궁하고 절박한 처지를 이용해 현저히 부당한 이익 | 징역 3년 이하 또는 벌금 1천만 원 이하 |
| 공갈(제350조) | 겁을 주어 재물이나 이익을 얻음 | 징역 10년 이하 또는 벌금 2천만 원 이하 |
표에서 보듯 사기, 컴퓨터등 사용사기, 준사기는 2025년 12월 23일 개정으로 같은 높이가 되었습니다. 반면 공갈은 이번 개정에 포함되지 않아 지금도 징역 10년과 벌금 2천만 원이 상한이고, 편의시설부정이용과 부당이득은 그보다 훨씬 낮은 범위에 머물러 있습니다. 같은 장에 있다고 형이 비슷하리라고 짐작하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사람을 속였나, 기계를 이용했나
사기는 '사람'을 속여 그 사람이 착오에 빠진 채 재산을 넘기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기계는 착오에 빠지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의 계정 정보로 인터넷뱅킹에 접속해 돈을 옮긴 경우를 생각해 보면, 그 과정에 속은 사람이 없어서 사기의 틀로는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빈틈을 메우려고 따로 둔 것이 컴퓨터등 사용사기입니다.
두 죄는 법정형이 같아서 형의 상한만 놓고 보면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어느 죄명으로 다뤄지느냐에 따라 입증해야 할 사실이 달라집니다. 사기에서는 누가 무엇을 믿고 재산을 넘겼는지가, 컴퓨터등 사용사기에서는 어떤 정보가 어떻게 입력되었고 그 결과 어떤 처리가 일어났는지가 중심이 됩니다.
거짓말 없이 약점을 이용했다면
준사기는 적극적으로 거짓말을 하지 않았더라도, 미성년자의 사리분별력이 부족하거나 상대방에게 심신장애가 있는 상태를 이용해 재산을 얻었을 때 성립합니다. 상대가 제대로 판단할 수 없는 상태를 이용했다는 점이 속인 것과 다르지 않다고 보아 사기와 같은 형으로 다룹니다.
부당이득은 상대가 곤궁하고 절박한 처지에 몰린 틈을 타 지나치게 부당한 이익을 챙긴 경우를 말합니다. 상대가 사정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거래에 응했다는 점에서 착오를 전제로 하는 사기와 구조가 다르고, 법정형도 징역 3년과 벌금 1천만 원이 상한으로 훨씬 낮습니다. 또 미수범을 처벌하는 제352조의 목록에 부당이득은 들어 있지 않습니다.
속였나, 겁을 주었나
공갈은 속이는 대신 겁을 주어 재산을 넘기게 하는 범죄입니다. 피해자가 착오가 아니라 두려움 때문에 재산을 넘겼다면 공갈 쪽에 가깝습니다. 실제로는 거짓말과 위협이 섞여 있는 경우가 있어서, 피해자가 재산을 넘긴 주된 이유가 무엇이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공갈의 기본 형은 사기보다 낮지만, 단체나 여러 사람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지닌 채 공갈하면 특수공갈(제350조의2)로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이 정해져 있습니다. 하한이 있고 벌금형이 없다는 점에서 사기와는 형의 구조가 다릅니다.
금액 기준과 공통 규정은 어떻게 다른가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는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일 때 형을 무겁게 하는 대상으로 사기, 컴퓨터등 사용사기, 공갈, 특수공갈과 이들의 상습범을 적어 두었습니다. 준사기, 편의시설부정이용, 부당이득은 이 목록에 없습니다. 같은 장의 죄라도 금액이 커졌을 때 따라오는 결과가 다를 수 있는 셈입니다. 금액 구간별 형은 이득액 가중 문서에서 정리했습니다.
반면 장 전체에 함께 적용되는 규정도 있습니다. 제39장의 죄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를 덧붙일 수 있고(제353조), 상습으로 저지르면 정해진 형의 절반까지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제351조). 상습과 미수가 형의 범위를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상습·미수 문서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수사 단계에서 적힌 죄명이 재판에서 바뀌는 경우도 있습니다. 같은 사실관계라도 사람을 속였는지, 기계를 이용했는지, 겁을 주었는지에 따라 적용 조문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사기죄형량과 비교되는 형의 범위, 금액 기준의 적용 여부까지 달라집니다. 받은 서류에 적힌 죄명과 조문이 실제 있었던 일과 맞는지 하나씩 대조해 보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법정형 밖의 궁금증은 사기죄형량 안내 첫 화면으로 돌아가 골라 읽으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컴퓨터등 사용사기는 사기보다 가볍게 처벌되나요?
A. 두 죄의 법정형은 2025년 12월 23일 개정 이후 같습니다. 어느 죄명이든 실제 형은 피해 규모와 범행 경위 등 사건의 사정에 따라 정해집니다.
Q. 처음에는 속였고 나중에는 위협했다면 어떤 죄가 되나요?
A. 피해자가 재산을 넘긴 원인이 착오였는지 두려움이었는지, 행위가 몇 단계로 나뉘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사안에 따라 여러 죄가 함께 문제 될 수도 있으므로 시점별로 무엇을 말했는지 정리해 두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형법 제347조·제347조의2·제348조(2025-12-23 개정: 20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제348조의2(3년 이하 징역, 500만 원 이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제349조(3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제350조(10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제350조의2(1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제351조·제352조·제353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 국가법령정보센터 2026-10-20 확인